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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굴비 /오탁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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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비 / 김수근

 

굴비 /오탁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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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밭 김매던 계집이 솔개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굴비 장사가 지나갔다.

-굴비사려, 굴비! 아주머니, 굴비사요.

-사고 싶어도 돈이 없어요.

메기수염을 한 굴비 장수는

뙤약볕 들녘을 휘 둘러 보았다.


-그거 한번 하면 한 마리 주겠소
.

가난한 계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품 팔러 간 사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올랐다.

-웬 굴비여?

계집은 수수밭 고랑에서 굴비 잡은 이야기를 했다.

사내는 굴비를 맛있게 먹고 나서 말했다.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마!


수수밭 이랑에는 수수이삭 아직 패지도 않았지만

소쩍새가 목이 쉬는 새벽녘 까지

사내와 계집은

풍년(豊年)을 기원하며 수수방아를 찧었다

 

며칠 후 굴비 장수가 다시 마을에 나타났다

그날 저녁 밥상에 굴비 한 마리가 또 올랐다.

-또 웬 굴비여!

계집이 굴비를 발라 주며 말했다.

-앞으로는 안했어요.


사내는 계집을 끌어 않고 목이 메었다

개똥벌레들이 밤새도록

사랑의 등 깜박이며 날아다니고

베짱이들도 밤이슬 마시며 노래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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