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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찌그러진 작업화 / 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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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그러진 작업화




새파랗게 빛나는 잎만 있는 것이 아니다
누눕시게 아름다운 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찢기고 할퀴어 흠집투성이인 가지가 보인다
벌레와 비바람에 썩고 잘려나간 밑둥이 보인다

돌과 흙에 짓눌린 뿌리가 보인다



얼어붙은 비탈길을 미끄러지는 쓰레기차가 보인다
이른 새벽 비탈길을 미끄러지는 쓰레기차가 보인다

새벽 셔터를 울리는 시퍼렇게 터진 손이 보인다
농익어 단 열매만을 뽐내는 저 큰 나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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