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시인과 소설가 / 오탁번 페이지 정보 작성자 mego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9-09 10:21 조회 1,931 댓글 0 본문 시인과 소설가 / 오탁번 어느 날 거나하게 취한 김동리가 서정주를 찾아가서 시를 한 편 썼다고 했다 시인은 뱁새눈을 뜨고 쳐다봤다 어디 한번 보세나 김동리는 적어오진 않았다면서 한번 읊어보겠다고 했다 시인은 턱을 괴고 눈을 감았다 꽃이 피면 벙어리도 우는 것을…… 다 읊기도 전에 시인은 무릎을 탁 쳤다 기가 막히다! 절창이네그랴! 꽃이 피면 벙어리도 운단 말이제? 소설가가 헛기침을 했다 ‘꽃이 피면’이 아니라, ‘꼬집히면’이라네! 시인은 마늘쫑처럼 꼬부장하니 웃었다 꼬집히면 벙어리도 운다고? 예끼! 이사람! 소설이나 쓰소 대추알처럼 취한 소설가가 상고머리를 갸우뚱했다 와? 시가 안 됐노? 그 순간 시간이 딱 멈췄다 1930년대 현대문학사 한 쪽이 막 형성되는 순간인 줄은 땅띔도 못하고 시인과 소설가는 밤샘을 하며 코가 비뚤어졌다 찰람찰람 술잔이 넘쳤다 (『시집보내다』시인수첩 2014 )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